메타데이터
항목 ID GC08401343
한자 文化運動-星州-文化藝術
영어공식명칭 New Model of Cultural Movement, Culture and Art of Seongju
분야 문화·교육/문화·예술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지역 경상북도 성주군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최재우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특기 사항 시기/일시 2000년 - 금수 현대 미술제 개최
특기 사항 시기/일시 2001년 - 전국 민족극 한마당 성주 개최
특기 사항 시기/일시 2016년 - 사드 배치 반대 촛불 집회 개최
특기 사항 시기/일시 2019년 - 파리 장서 및 4·2 독립 만세 운동 100주년 기념행사 개최
관련 기관 금수 문화 예술 마을 - 경상북도 성주군 금수면 성주로 1903[광산리 125]지도보기
관련 기관 성주문화예술협의회 - 경상북도 성주군
관련 기관 성주문학회 - 경상북도 성주군 금수면 후평1길 86-15[후평리 1155]지도보기
관련 기관 별고을광대 - 경상북도 성주군 벽진면 성주로 2665[가암리 517-1]지도보기
관련 기관 풍물마실 - 경상북도 성주군 성주읍 용대로 24-68[용산리 356-1]지도보기
관련 기관 연극촌사람들 - 경상북도 성주군 금수면 성주로 1903[광산리 125]지도보기
관련 기관 로얄오페라단 - 경상북도 성주군 지도보기

[정의]

인구 규모가 작은 전형적인 농촌에서 문화 운동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경상북도 성주군의 문화 예술.

[개설]

대도시 대구의 전형적인 근교 농촌인 성주군은 사회 경제 문화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대구의 영향을 받고 있었으나, 최근 문화 분야에서 성주만의 독특한 특색이 나타나면서 문화 운동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과거의 문화 운동이 정치적·경제적·사회적 문제에 대한 활동가 중심이었다면, 성주의 문화 운동은 생명과 공존의 문제에 대한 시민 문화 운동의 양상을 보여 준다. 특히 자생적이고 자발적인 시민 활동가들의 등장은 기존의 지연, 학연, 혈연에 의한 인적 네트워크와는 달리 가치 중심의 건강한 시민 거버넌스(governance)를 구축하여 생활 현장뿐만 아니라 경제적 기반을 만드는 문화 산업의 영역까지 확산되고 있다.

[시민 문화 운동의 발전과 한국 문화 운동의 전개]

우리나라에서 현대적 의미의 문화 운동은 1960년대에 시작되었다. 문화 운동은 문화의 본질과 운동의 속성이 어우러져 나타나는 사회 현상이다. 그 시기는 6.25 전쟁의 휴전 이후 한반도의 분단 체제가 고착되면서 사회, 경제, 정치 등 각 분야에서 비민주적이며 불평등한 사회 구조의 모순이 드러나고 있었다. 한국 사회의 문화 운동은 이러한 모순을 극복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1970년대를 거쳐 1980년대, 그리고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역동적으로 전개되었다. 그 후 잠시 침체된 문화 운동은 최근 대중적인 참여에 의한 시민 문화 운동으로 발전하고 있다.

자생적이고 자발적으로 바람직한 인간의 삶과 인간성의 개발을 지향하는 문화 운동은 국가 단위나 대규모 집단에서는 운동가들의 다양한 관점과 생각의 차이로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수도권의 대도시에서 전문적인 문화 활동가를 중심으로 전개되어 온 문화 운동이 이제는 소규모 지방 단위에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초창기 문화 운동은 일제의 민족 문화 말살 정책으로 사라져 버린 전통문화의 의의와 가치를 재발견하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일제는 미신이나 구습이라는 굴레를 씌워 우리 민족 고유의 민족 문화를 말살하고자 하였지만 선각자들은 민속 문화 속에서 전근대성을 넘어서 근대적 사회로 나아가고자 하는 큰 흐름을 인식하였던 것이다. 그렇게 시작된 문화 운동은 대학가에서 전통문화의 재발견으로 나타났으며, 가장 먼저 주목받은 것은 전통 연희였다. 전통문화의 재발견으로부터 시작된 문화 운동은 대학가에서 사회 전반에 걸쳐 퍼져 나갔으며, 그 전개 과정은 탈춤, 풍물, 노래, 미술, 문학 그리고 출판문화 등으로 확산되어 나갔다.

이러한 현대사의 역동적인 환경에서 문화 운동의 최전방에 위치한 것은 전통극에 뿌리를 둔 마당극 운동이었다. 탈춤이라는 전통극의 현대화 과정에 등장한 마당극은 당대의 문화 운동을 선도하는 위치에서 풍물, 노래, 미술, 문학, 출판문화 운동을 견인하는 종합적 예술 운동이기도 하였다.

[성주 문화 운동의 전개]

성주에서는 2000년이 되어서야 문화다운 문화가 싹을 틔우기 시작하였다. 금수 문화 예술 마을이 문을 열면서 연극과 현대 미술, 도예와 풍물 분야의 대도시 출신 예술인들이 귀촌 형식으로 입주하면서 성주의 문화 예술이 한층 깊어지고 넓어지게 되었다. 이에 자극을 받아 이전까지 개별화되어 있던 소수의 지역 문화 예술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역 최초의 문화 예술 단체인 성주문화예술협의회를 결성하고, 취미 활동에 머물던 사물놀이 강습 동아리가 풍물패 어울림으로 모습을 드러냈으며, 독서회에서 문학 수업을 받던 문학인들이 성주문학회를 만들었다.

그 후 성주의 문화는 불과 10여 년 만에 그야말로 폭발적으로 확산하였다. 성주문화예술협의회는 미술 협회, 도예 협회, 서예 협회 등 각 장르별로 분화되었으며 특히 미술인들은 캔버스에 안주하는 작품 활동이 아니라 벽화나 현장 미술 등으로 현실에 뿌리를 둔 활동이 두드러졌다. 풍물패 어울림으로 시작된 국악은 10개 읍면에 각각의 풍물패 등으로 확산되었다. 성주문학회 회원들은 각종 문단 등용 과정을 통하여 등단하는 한편 출향 작가들은 고향에서의 창작 활동으로 연결되었다.

연극 연희 분야에서는 별고을광대, 풍물마실, 연극촌사람들 등 전문 공연 단체들이 창단되어 해마다 지역의 주요 이슈를 주제로 창작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한편, 수도권과 대구 등 대도시 연희 단체들과 직접 교류하면서 활동의 폭을 넓혀 나갔다. 음악 분야에서도 여러 연주 단체가 새롭게 창단되어 활동하는 가운데 군 단위에서는 전국에서 거의 유일한 로얄오페라단이 성주에 터를 잡고 민간 및 공공 단체를 망라하여 오페라 부문 전국 최다 작품을 공연하였다. 이렇게 성주의 문화 예술은 높은 수준의 활동을 보여 주고 있다.

[성주 문화 예술의 현장]

1. 금수 문화 예술 마을

다양한 장르로 구성된 금수 문화 예술 마을 입주 예술인들은 지역 예술인들과 만나면서 지역 문화 발달의 기폭제가 되었다. 문학, 미술, 풍물, 도예, 연극 등 각 장르별 작가들이 각자의 창작 작업과 동시에 일상생활도 함께하면서 자연스럽게 장르 간 융합이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미술제가 열리면 문학과 공연이 덧붙여지고, 문학 캠프가 열리면 미술과 공연이 함께하였다. 학생들의 예술 체험 프로그램이 끝난 저녁 시간에는 예술인들 자체의 평가가 이어지면서 창의적인 문화 예술 교육 프로그램이 즉석에서 기획되기도 하여 장르 복합적인 문화 예술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이런 실험들은 독창적인 창의성으로 주목받았다. 그 결과 오지에 자리 잡은 금수 문화 예술 마을이 경상북도 지역 전체를 전담하는 광역 문화 예술 교육 지원 센터로 지정받았다. 학교 문화 예술 교육 사업과 사회 문화 예술 교육 사업을 수행하는 동시에 문화 복지 분야의 경상북도 문화 바우처(voucher) 사업을 수행하면서 경북문화재단이 설립되기 전까지 명실상부하게 광역 문화 재단의 역할을 수행하였다.

2. 전국 민족극 한마당

전국 민족극 한마당이 2001년부터 2008년까지 성주 경산리 성밖숲에서 열렸다. 전국 민족극 한마당은 전국의 마당극이 한자리에 모이는 전국 규모의 연극제였으며, 당대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극복하고자 하는 마당극의 미학은 문화 예술이 현실 사회와 만나서 작동하는 문화 운동의 핵심이었다. 1988년부터 2000년까지 매년 서울, 부산, 대구 등 대도시를 순회하며 열리던 전국 민족극 한마당이 인구 5만 명이 채 되지 않는 성주에서 10년 가까이 연속하여 열림으로써 지역 문화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전국 민족극 한마당은 전국에서 온 예술가들과 성주 지역민들의 교류가 이루어지는 열린 공간이었다. 마당극 자체가 공연자와 구경꾼의 구분이 없는 열린 무대 형식의 공연이기도 하지만 지역 풍물패가 대규모로 참가하는 거리굿으로 시작되는 전국 민족극 한마당의 개막 행사부터 공연자와 구경꾼이 한데 어울려 대동 놀이가 펼쳐지는 폐막 행사까지 온전히 지역민들이 주체로 참가하는 행사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전국 민족극 한마당 기간 중에는 지역 예술인들도 각자의 전문 영역에서 참여하였고 일반 주민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행사의 주체로 행동하였다. 아마추어 동아리들의 음악 연주회, 주민 봉사 동아리의 촌극 공연, 지역 미술인들의 거리 및 야외 전시 등으로 다양하게 참여하였다. 이러한 경험들이 축적되어 일상생활 속에서 바람직한 삶을 지향하는 문화적 역량이 축적되어 갔다.

3. 금수 현대 미술제

2000년부터 4년 동안 열린 금수 현대 미술제는 가까운 대구가 한국 현대 미술의 주요 거점이던 것과 깊게 연관되어 있다. 4년 동안 대구를 중심으로 전국의 젊은 현대 미술가들이 모여서 현대 미술의 방향에 대한 심포지엄을 열고 그 주제를 바탕으로 작품을 제작하였다. 참여 작가들은 정부의 지원금에 의존하지 않고 순수한 열정으로 금수 현대 미술제를 치렀다. 시골의 농촌 마을에서 가장 아방가르드(avant-garde)한 현대 미술제가 열렸다는 것 자체가 획기적이었다. 작가들은 진지한 토론을 거치고 난 후 단기간에 야외 설치 작품을 제작하여 전시하였으며, 참여 작가들 스스로 작품 심사를 하여 수상작을 선정하는 형식은 당시로서는 매우 신선한 시도였다.

4. 성주 문화 현장의 특색

근래 지역 문화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소규모 농촌 지역의 문화도 주목받게 되었다. 이와 동시에 문화 운동의 주체 세력도 문화 활동가 중심의 운동에서 일반 시민들 중심의 대중화된 주체 세력이 등장하게 되었다. 성주는 인구 5만 명이 채 되지 않는 소규모 농촌 지역이지만 최근 지역 문화 역량이 크게 발전하면서 역동적인 문화 운동의 흐름을 보여 주고 있다. 대도시가 아닌 작은 농촌 지역의 변화를 보여 주는 성주의 시민 문화 운동은 새로운 사례로 보인다. 더구나 인구 5만 명의 소규모 농촌 지역에 마당극 전문 단체가 3개나 되는 이례적인 현상을 비롯하여 미술인들은 소위 환경 미술 혹은 리얼리즘 미술의 범주까지 활동 폭을 넓히고 있으며, 지역의 크고 작은 행사에는 늘 풍물패가 앞장서면서 주민들의 일상 속에서 문화 예술이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성주 문화 운동의 개화]

1. 촛불 문화제

2016년 7월 13일 성주 성산포대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의 최적지라는 정부 발표는 새로운 시민 문화 운동이 결집하는 큰 계기가 되었으며, 그날부터 매일 열린 사드 배치 반대 촛불 집회가 문화제 형식으로 열린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성주 사람들은 음악, 시, 각종 조형물을 비롯하여 촛불을 이용한 집체 행동을 통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함으로써 구경꾼이 아니라 당당한 삶의 주체로서 참여하였다. 매일 밤 촛불 문화제에서 시가 창작되고 낭독되었으며, 노래 가사 바꾸기로 음악 연주가 이어졌고, 평화와 생명의 메시지를 담은 촌극이 펼쳐졌다. 촛불 문화제가 열린 성주군청 주차장과 그 주변의 거리를 장식한 손 글씨 현수막과 재활용품 미술은 하나의 거대한 환경 미술이기도 하였다. 전쟁이 아니라 평화를 염원하는 몸짓패들의 율동은 문화제를 활기 넘치게 만들었으며, 주민들이 직접 제작한 패션쇼는 겉멋이 아닌 공존의 메시지를 표현한 생기 넘치는 퍼포먼스(performance)였다.

2. ‘파리 장서 및 4·2 독립 만세 운동 100주년 기념행사’와 ‘생명 문화 축제

사드 배치를 둘러싼 큰 고비를 넘으면서 서로 간의 입장 차이로 성주 사람들은 몇 갈래로 갈라져 갈등을 겪으면서 감정의 골이 생겼다. 갖가지 현안이 생길 때마다 사드로 인한 감정의 앙금이 작용하였다. 2019년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민간이 주체가 되어 ‘파리 장서 및 4·2 독립 만세 운동 100주년 기념행사’가 추진되었다. 100여 개의 사회단체와 문화 단체들이 추진 위원회를 조직하였으며, 3,500명이 넘는 참가자들이 자발적으로 제작한 각종 문화 이벤트는 단순한 보여 주기식 행사가 아니라 문화를 통하여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성숙한 시민 문화 의식을 보여 주었다.

한편 매년 5월에 열리는 지역 대표 축제인 생명 문화 축제는 성주 사람들의 문화적 삶의 단면을 보여 주는 또 다른 가능성의 광장이었다. 앞선 촛불 문화제에서 펼쳐진 성주 사람들의 문화적 끼가 축제의 현장에서 다채롭게 펼쳐졌으며, 특산물 축제인 참외 축제를 오롯이 품고 있으면서도 지역의 문화적 역량을 총집결시킨 생명 문화 축제는 응집된 성주 문화 예술의 총화라고 할 수 있다.

3. 성주 문화 운동의 의의

촛불 문화제가 정치적 문제를 문화적 표현 방식으로 풀어냄으로써 보다 참여적인 집회 환경을 조성하여 많은 사람들이 집합할 수 있도록 하였다면, 파리 장서 및 4·2 독립 만세 운동 100주년 기념행사는 지역 공동체의 구성원들에게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하고 상호 작용을 촉진하는 한편 갈등으로 분리된 지역의 문화를 재결합하게끔 유도하였다. 생명 문화 축제가 열리는 공간은 절박한 문제에 부딪혀 긴장한 군중이 운집한 경직된 공간이 아니라 해학과 풍자로 문제를 풀어내고자 하는 그야말로 종합적인 문화 축제의 장이다. 작은 농촌에서 200일이 훨씬 넘는 기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밤 촛불 문화제로 집약된 저력은 우리 시대의 문화와 예술이 시민들과 어떻게 만나고, 또 어떻게 삶의 현장 속에서 문화 예술이 생명력을 얻게 되는지 잘 보여 주는 시민 문화 운동으로서의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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